달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쉬고 있었던 걸까
12월 11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달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쉬고 있었던 게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아가고 있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지향하고 있던 길을 걷지 않아서였을 지도 모르고,
또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부족했는가를 자각하는 단계일 지도 모르고.
삶을 살아가면서 라는 말을 하기엔 부족한 나이와 경험이지만
그래도 내가 머무르고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무언가 이루고 스러져가는 게 가능하다면, 이란 마음을 가졌던 적도 있었고,
한때 일어날 거라 착각했던 그 상황을 쫓아 달리면서도
그저 아무 생각이 없던 그런 날들…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이런 것일까.
자기 자신에 만족하지도 못하면서 삶은 자꾸 자리를 머물려 한다는 것이
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심리를 가져다 주는 것일까.
그리고 용서할 수 없음에도 나아가지도 못하는데도
길을 잡지도 못하는 주제에 그저 말만 살아 움직일 뿐이고 말이다.
오늘도 조용히 고민을 늘어놓는다.
이 기분이 더 깊어졌을 때 어떤 변명거리를 늘어놓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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